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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노트 · 7부 · 항해 일지

네 번째 배를 띄운다 — 드디어 만난 첫 폭풍우

2026-07-17 · 레사남 · 원문 레사방 61편

📌 이 글을 읽기 전에

🔍 꼭 읽어야 할 글

세 번째 배를 띄운다 — 수익률 39.7% 뒤의 모순 지난달 기록. 수익률 39.7% 앞에서 "매수 전엔 하락을 바란다"고 썼다. 그 하락이 진짜로 왔다.

첫 100만원, 그리고 100배의 꿈 — 드디어 첫 매수 버튼을 눌렀다 이 시리즈의 출발점. "날씨가 좋던지 나쁘던지 묵묵히 띄우겠다"는 약속이 담겨 있다.

📚 함께 보면 좋을 글

SOXL 집중분석 — 최상의 난이도, 그리고 내가 4년간 겪은 지옥과 천당 SOXL의 폭락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 지금의 폭락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현금의 힘 - 분할매수라는 방패에 창을 달다 하락장이 오고 나서야 뼈저리게 다시 읽게 되는 글.


 

1. 폭풍우 속에서 배를 띄우다

어젯밤, 정확히는 오늘 새벽에 네 번째 매수 버튼을 눌렀다.

4월에 첫 배를 띄운 지 석 달째. 지금까지 세 번의 출항은 돌이켜보면 전부 화창한 날씨였다. 첫 달 +31%, 지난달 +39.7%. 배를 띄울 때마다 바다는 잔잔했고 바람은 순풍이었다.

이번은 다르다. 시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승하더니, 이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락하고 있다. 출항 석 달 만에 제대로 된 폭풍우를 만난 기분이다.

이 글을 읽는 구독자 여러분도 아마 마음이 무겁고 고통스러우리라 감히 짐작해 본다. 먼저 말해두고 싶다. 나도 두렵고 공포스럽다. 그 감정은 여러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반도체가 왜 하락하는지, 언제 반등할지 논하지 않으려 한다. 그건 내가 알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대신 지금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공유하고, 폭풍우 한가운데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솔직하게 적어보려 한다.

 

2. 7월 매수 내역

먼저 이번 달 매수 기록이다.

7월 16일, 원화 약 104만원을 환전해 700달러를 입금했다. 환율은 1,488.8원. 지난달에는 환율이 1,535원까지 올라 650달러로 줄였는데, 이번 달은 환율이 내려와 다시 700달러로 돌아왔다. 기준은 여전히 달러가 아니라 원화 100만원이다.

입금액보다 매수액이 조금 많은 것은 지난달 남은 잔돈과, 7월 1일 들어온 TQQQ 배당금 덕분이다. 배당 2.73달러에서 세금을 떼고 2.32달러. 시리즈를 시작하고 처음 받아본 배당이다. 폭풍우 치는 바다에서 만난 작은 순풍이라고 해두자.

숫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달 235달러에 샀던 SOXL을 이번 달에는 143달러에 샀다. 지난달에는 650달러로 6주를 샀는데, 이번 달에는 700달러로 7주를 샀다.

지난달 글에서 나는 이렇게 썼다. 매수하기 전에는 주가가 내리길 바라고, 보유하고 나면 오르길 바란다고. 사람 마음은 간사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어 한다고. 그런데 정작 그 바라던 하락이 오니 어떤가. 반갑기는커녕 두렵다. 사람 마음이 간사하다는 것을 이번 달에 다시 확인한다.

3. 시리즈 첫 마이너스 성적표

이제 성적표를 보자. 이번 달은 시리즈 최초의 마이너스다.

총자산 405만원. 투입 원금 409만원. 평가손실 -8만원, 수익률 -2%.

지난달 +39.7%였던 계좌가 한 달 만에 -2%가 되었다. 좀 더 실감나게 보면 이렇다. 6월 말 총자산은 450만원까지 올라갔었다. 지금 405만원에서 오늘 넣은 돈을 빼면 300만원 남짓. 고점 대비 150만원 가까이 줄었다. 단 2주 만이다.

하락의 진원지는 반도체다. SOXL은 고점 302달러를 찍고 어제 종가가 142달러. 고점 대비 -53%다. 주간거래에서는 125달러까지 밀리며 -60%에 육박하는 중이다. 국내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동안 반도체가 시장을 끌어올렸으니, 내려올 때도 반도체가 앞장서는 셈이다.

 

4. SOXL은 반토막인데, 계좌는 왜 -2%인가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SOXL이 고점 대비 반토막 이하로 떨어졌는데, 내 계좌는 -2%다. 고점에서 내려온 것은 아쉽지만, 하락의 깊이가 전혀 다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분할매수다. 나는 302달러 고점에서 몰빵하지 않았다. 107달러에, 170달러에, 235달러에, 그리고 어제 143달러에 나눠 샀다. 그 결과 SOXL 평단은 149달러. 고점에서 샀다면 -53%였을 손실이 -4.7%에 머물러 있다.

둘째, 분산이다. 이 계좌는 SOXL 하나가 아니다. TQQQ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TQQQ는 그 자체로 나스닥 100개 기업에 분산된 ETF다. 반도체가 무너져도 계좌 전체가 같이 무너지지 않는 구조다.

오해는 말았으면 한다. 나는 잃지 않는 투자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레버리지ETF를 선택한 순간부터 큰 변동은 각오한 것이고, 그 대가로 수년 뒤의 고수익을 바라본다. 하지만 방어 장치가 있는데 안 쓸 이유는 없다. 하락장의 충격을 완화시켜 주는 장치가 바로 분할매수와 분산이라는 것을, 이번 폭풍우가 숫자로 보여주고 있다.

 

5. 그래도 두렵다 — 그리고 한 가지 반성

솔직한 심정을 적는다.

이런 하락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에는 이보다 훨씬 깊은 골짜기도 지나왔다. 여러 번 겪었으니 무뎌질 법도 한데, 폭풍이 올 때마다 흔들리는 마음은 여전하다. 매번 폭풍이 다가오면 어떻게든 버티자고 다짐하고, 지나가면 그래도 잘 버텼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리고 다시 질문을 던진다. 이보다 더 큰 폭풍이 오면 그때도 버틸 수 있을까.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는 생각을 하며, 다음 폭풍을 어떻게 맞을지 고민한다. 지금도 그 고민의 한가운데에 있다.

그 고민 끝에 닿는 반성이 하나 있다. 현금이다.

공개계좌 이야기가 아니다. 이 계좌는 2년간 분할매수만 한다는 원칙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고, 그 원칙대로 가고 있다. 문제는 내 개인 계좌다. 상승장에 현금을 확보해 두겠다고 다짐해 놓고, 막상 오르면 "조금만 더 오르면 팔아야지"를 되풀이하다 매도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못했다. 그리고 하락이 오고 나서야 미리 확보해둔 현금이 부족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 여러 해 반복해온 패턴이다.

그럼 지금이라도 팔아서 현금을 만들어야 할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하락의 골이 깊어진 뒤의 매도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상승이 어디까지 갈지, 하락이 어디까지 갈지 나는 가늠하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다만 이번 폭풍우가 지나가고 시장이 회복하면, 그때는 나만의 현금 원칙을 세우고 지켜나가려 한다. 장기투자의 기본은 가만히 있는 것이고, 거기에 일정 비율의 현금이 더해지면 장기투자는 더욱 견고해진다. 이 반성은 언젠가 별도의 글로 제대로 다뤄볼 생각이다.

 

6. 시간을 버티는 일

네 번째 배를 띄우며 여러 생각이 든다.

매달 띄우는 이 배들은 항해에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 답은 시간만이 알고 있다. 미래는 가봐야 아는 것이니, 답답해도 시간을 버텨내는 수밖에 없다.

장기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이 시간을 이겨내는 일인 것 같다. 아니,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코스톨라니는 우량주를 산 다음 수면제를 먹고 몇 년 푹 자라고 했고, 버핏은 "가만히 있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라고 주주서한에 썼겠는가. 시대와 대륙이 다른 두 대가가 같은 곳을 가리키고 있다.

내가 장기투자에 대한 마음을 바꾸지 않는 이유도 있다. 개별 주가의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TQQQ와 SOXL은 개별 종목이 아니라 수십 개 기업을 담고 정기적으로 리밸런싱되는 ETF다. 과거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것은 미래를 맞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전략이 폭풍우에서 어떻게 버텨왔는지 그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 이해가 있기에 폭풍우 속에서도 배를 띄울 수 있다.

첫 배를 띄우던 날 나는 약속했다. 날씨가 좋던지 나쁘던지, 한 달에 한 척씩 묵묵히 띄우겠다고. 세 번의 화창한 날씨가 지나고, 오늘 처음으로 폭풍우 속에서 그 약속을 지켰다.

다섯 번째 배도 정해진 대로 다음 달에 뜬다. 날씨는 그날 가서 확인하겠다.

같은 폭풍우를 지나고 있을 구독자 여러분도 부디 잘 버텨내시기를. 우리는 같은 바다 위에 있다.


— 레사남(레버리지ETF를 사랑하는 남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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