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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노트 · 6부 · 바다를 읽는 법

고용지표로 미래를 알 수 있을까 [고용 3편]

2026-06-18 · 레사남 · 원문 레사방 5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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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지표라면, 미래도 보여주지 않을까

2편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봤다. 50년간 한 번도 틀리지 않던 삼의 법칙이 2024년에 빗나갔는데, 그게 "가짜 경보"였음을 밝혀준 결정적 증거가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였다. 실업률은 올랐지만 청구건수는 바닥에 머물렀고, 그래서 "이건 해고가 아니다"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청구건수가 그렇게 예리하게 진실을 짚어냈다면, 그리고 그게 주간으로 나오는 가장 빠른 지표라면 — 그걸로 미래도 미리 볼 수 있지 않을까? 침체가 오기 전에 청구건수가 먼저 올라준다면, 우리는 폭락을 피할 수 있을 텐데.

솔깃한 생각이다. 실제로 시장에는 "선행 고용지표"라는 그럴듯한 통념들이 떠돈다. 오늘은 그중 가장 유명한 두 개를 데이터로 따져보려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환상이었다.

 

첫 번째 환상 — "퇴직률이 미래를 예고한다"

먼저 자발적 퇴직률이다. 1편에서 다뤘듯, 노동자가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는 비율이다. 사람은 "더 좋은 데로 옮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 때 사표를 던지니까, 퇴직률이 높으면 노동시장이 뜨겁다는 신호다.

그래서 한때 이런 가설이 인기였다. "퇴직률이 꺾이면, 한참 뒤에 실업률이 오른다. 그러니 퇴직률은 실업률을 미리 알려주는 선행지표다." 실제로 어떤 분석은 "퇴직률이 실업률에 17개월 선행한다"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내놨다.

그럴듯하다. 그런데 여러 경기 사이클에 걸쳐 실제로 검증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퇴직률 정점에서 실업률 정점까지 걸린 시간이 사이클마다 제각각이었다. 2001년엔 29개월, 2008년엔 40개월, 2020년엔 14개월. 17개월이라는 깔끔한 숫자는 어디서 나온 걸까? 사실은 특정 한 사이클의 우연한 간격을 집어내 만든 착시였다.

게다가 통계로 두 지표의 관계를 따져보면, 퇴직률과 실업률은 시차를 두고 움직이는 게 아니라 거의 같은 시점에 가장 강하게 맞물린다. 즉 퇴직률은 미래를 앞서 보여주는 선행지표가 아니라, 현재를 함께 비추는 동행지표였던 거다.

 

두 번째 환상 — "청구건수가 미래를 예고한다"

그럼 2편의 주인공이었던 청구건수는 어떨까. 이건 정말 빠른 지표다. 주간으로 나오니까,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다른 지표보다 훨씬 일찍 손에 들어온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헷갈린다. "빠르다"를 "앞선다"로 착각하는 거다.

둘은 다르다. 청구건수가 빠른 건 발표 주기가 짧아서지, 미래를 미리 비춰서가 아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실업수당은 이미 해고된 사람이 신청한다. 그러니 청구건수가 오른다는 건 "해고가 곧 일어날 것"이 아니라 "해고가 이미 일어났다"는 뜻이다. 데이터로 봐도 청구건수는 실업률과 거의 동시에 움직인다. 시차를 두면 관계가 오히려 약해진다.

빠른 동행지표. 그게 청구건수의 정체다. 빠르니까 현재 상황을 가장 먼저 확인하는 데는 더없이 좋지만, 미래를 점치는 망원경은 아니다.

 

그래서 고용은 백미러다

두 환상을 걷어내고 나면 불편한 결론이 남는다. 고용지표 안에는 안정적인 선행지표가 없다. 퇴직률도 청구건수도, 그리고 우리가 본 다른 지표들도 — 죄다 현재를 비추는 동행지표거나, 한발 늦게 따라오는 후행지표다.

가장 대표적인 후행지표가 실업률이다. 그리고 여기 고용지표의 가장 잔인한 역설이 있다.

이 그림은 1949년부터 지금까지의 실업률에, 실제 경기 침체기를 회색 음영으로 겹친 거다. 잘 보면 소름 돋는 패턴이 보인다. 침체가 시작되는 순간, 실업률은 거의 항상 바닥 근처에 있었다. 그리고 실업률이 정점을 찍는 건 침체가 한참 진행된 뒤, 심지어 침체가 끝난 후일 때도 많았다.

2001년 침체는 실업률 3.8%에서 시작됐고, 2008년 금융위기는 4.4%에서, 2020년은 3.5%에서 시작됐다. 다들 "고용이 아주 좋아 보이던" 수치다. 본격적인 실업률 급등은 그로부터 6개월에서 1년 뒤에야 왔다.

무슨 뜻인가. 경기가 꺾이는 바로 그 순간, 고용지표는 가장 좋아 보인다는 거다. "고용이 이렇게 좋은데 무슨 침체냐"고 안심하는 순간이, 사실은 정점일 수 있다. 고용은 백미러다. 지나온 길은 정확하게 비추지만, 앞 유리가 아니다.

 

그럼 이 지표를 어떻게 써야 하나

여기까지 오면 허탈할 수도 있다. 그 많은 고용지표가 미래를 못 본다면, 대체 왜 보는 거냐고.

답은 금리 때도, 물가 때도 했던 그 말과 같다. 고용지표는 예측 도구가 아니라 진단 도구다.

미래를 알려달라고 고용지표를 들여다보면 실망한다. 하지만 "지금 노동시장이 뜨거운가 식고 있는가"를 묻는 데는 더없이 좋은 도구다. 예를 들어 최근 몇 년의 노동시장을 보면, 기업들이 사람을 자르는 대신 빈 일자리(구인 공고)를 줄이는 방식으로 열기를 식혀왔다. 해고 없이 냉각이 진행된 셈인데, 이런 "현재 상태"를 읽는 데는 고용지표만 한 게 없다. 다만 그게 "그래서 다음 분기에 침체가 온다/안 온다"로는 이어지지 않을 뿐이다.

그러니 역할을 분명히 하자. 전환의 예고는 고용 바깥에서 찾는다. 침체가 올지 말지는 장단기 금리차, 신용 스프레드 같은 다른 창으로 보고, 고용지표는 "지금 우리가 어디쯤 있나"를 확인하는 데 쓴다. 각자 잘하는 일이 다르다.

그리고 행동은? 늘 같다. "고용이 좋으니 사라", "청구건수가 올랐으니 팔아라" 같은 건 없다. 미래를 못 보는 지표로 매매 타이밍을 잡으려는 것만큼 위험한 게 없다. 우리가 할 일은 지표로 환경을 읽고, 그 환경에 맞춰 현금비율을 조절하며, 장기적으로 적립을 이어가는 것이다. 어차피 고용지표가 미래를 못 본다면, 매달 꾸준히 사 모으는 적립식이야말로 "미래를 모른다는 사실"에 가장 정직하게 대응하는 방법 아닐까.

 

고용 3부작을 닫으며

세 편에 걸쳐 고용지표를 봤다.

1편에서 지형도를 그렸다. 비농업고용, 실업률, 청구건수, JOLTS, 임금 — 많아 보여도 결국 네 묶음이고, 재는 곳이 다를 뿐이라고 했다. 2편에서는 50년 무오류의 삼의 법칙조차 환경이 바뀌면 틀린다는 걸 봤다. 그리고 3편에서 고용지표는 미래를 못 보는 백미러라는 결론에 닿았다.

세 편을 관통하는 한 문장은 이거다. 고용지표는 연준이 보는 또 하나의 눈이지만, 그 눈으로도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지나온 길과 지금 서 있는 자리는 정확히 비추지만, 앞은 안갯속이다.

이건 금리에서, 물가에서 배운 것과 정확히 같은 결론이다. 지표는 환경을 읽는 도구지 미래를 알려주는 점쟁이가 아니다. 그리고 미래를 모른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단단한 행동이 무엇인지도 분명해진다. 예측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것. 분할매수, 현금의 힘, 그리고 시간이라는 복리. 고용지표 공부도 결국 그 자리로 돌아온다.


 

레사남(레버리지ETF를 사랑하는 남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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