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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노트 · 5부 · 현금비율 전략

[현금비율 전략 2] 답을 찾으려 했더니 내가 보였다

2026-04-17 · 레사남 · 원문 레사방 21편

[현금비율 전략 2] 답을 찾으려 했더니 내가 보였다

 

📌 이 글을 읽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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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던졌던 질문 중에 이런 게 있었다.

"도대체 우리는 어떤 현금비율과 괴리폭으로 리밸런싱을 해 나가야 하는가?"

 

이 질문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는 나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나부터가 나의 상황에 맞는 현금비율과 괴리폭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내가 투자하는 돈의 단위가 100만원이냐, 천만원이냐, 억원이냐에 따라서 느끼는 감정이 달라지고, 내가 가지고 있는 성향과 철학에 따라 결정이 달라질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상황을 되돌아볼 수밖에 없었으며,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시뮬레이션 앞에서 내가 막힌 지점

처음엔 간단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34개 조합을 시뮬레이션 돌리면 그중에 "제일 좋은 조합"이 나올 거라고.

결과는 이랬다. 수익배수 1등이 226배. 현금비율 50%, 괴리폭 40% 조합이었다.

숫자만 보면 이게 정답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상했다.

 

이 조합은 40년 동안 리밸런싱을 딱 9번 했다. 거의 안 움직였다는 뜻이다. 왜 그런데 1등이 됐을까? 닷컴버블이라는 단 한 번의 극단적 폭락에서 저점 매수를 제대로 때렸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226배는 **"닷컴버블 한 방"**에 의존한 결과였다.

미래에도 닷컴버블 같은 폭락이 또 올까?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다. 만약 다음 위기가 전혀 다른 모양이라면? 이 조합은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알았다. 수익배수 1등이 곧 정답은 아니라는 걸.

그럼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하는가? 여기서 나는 멈췄다. 시뮬레이션 숫자만 들여다봐서는 답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가진 생각들 — 내 투자 철학

답이 나오지 않으니 기준을 다시 세워야 했다. 그리고 그 기준은 결국 내가 어떤 투자자인가에서 나와야 했다.

나를 알아야 나에게 맞는 현금비율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평소 주변 지인들에게 반복해서 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이게 내 투자 철학의 뼈대다.

 

첫째, 하락은 한계가 -100%지만 상승은 복리로 무한대다.

이 비대칭이 내가 레버리지ETF를 선택한 이유다. 잃을 수 있는 것은 유한하고, 얻을 수 있는 것은 무한하다. 그러니 장기투자라면 해볼 만한 게임이다.

 

둘째, 돈을 잃는 게 두려우면 작은 돈으로 시작해라.

많은 사람들이 "레버리지ETF는 위험하니까 QQQ로 가자"고 한다.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위험한 도구를 쓰되, 작은 금액으로 쓰면 된다. 리스크는 도구가 아니라 금액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셋째, 내가 다니는 회사의 미래도 모르는데 어떻게 다른 회사의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가.

개별종목은 너무 위험하다. 나는 그 리스크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지수를 담는 ETF를 선택했다. 개별종목 실패 20년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이다.

 

넷째, 주식 투자를 왜 하는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지, 덜 잃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는 안전하게 적금 수준의 수익을 얻으려고 투자하는 게 아니다. 그러려면 적금을 들면 된다. 주식에 들어왔다는 건 수익을 얻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는 뜻이다. 그 의도를 정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다섯째, 그래도 행복한 생활을 해치면 안 된다.

투자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가정의 행복, 나의 평온을 지키기 위해 투자를 하는 건데, 그 투자가 오히려 행복을 무너뜨린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일상이 유지되는 선에서만 투자해야 한다.

 

좀 더 생각하면 더 있을 수 있겠지만 이번에 나를 되돌아 보며 생각해 보니 이 다섯 가지가 내 투자 철학의 뼈대가 되어 있었다. 각각의 이야기는 이 글에서 다 풀지 않겠다. 앞으로 하나씩 깊이 다뤄볼 생각이다.

 

지금 중요한 건, 이 철학들이 서로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수익을 위해 투자를 한다"는 말과 "행복을 해치면 안 된다"는 말. 이 둘 사이의 긴장이 오늘 글의 핵심이다.


나의 상황 — 솔직하게

이 블로그에서 나는 월 100만원 적립식 투자를 공개하며 소액의 적립식 투자로도 훌륭한 성과를 이루어 갈 수 있다는 희망의 기록을 써 가려 한다. 평범한 직장인이 시작할 수 있는 스케일이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가 실제로 굴리고 있는 금액은 이보다 훨씬 크다. 1편에서 말씀드린 대로 2022년 수억이 반토막 나는 경험을 직접 했고, 지금은 그보다 불어난 자산을 대부분 그대로 투자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왜 꺼내는가? 내가 몸으로 배운 한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기 때문이다.

"비중이 커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똑같은 하락에도 마음이 무너지고, 판단이 무너진다." 

 

월 100만원을 1년 적립해 1,200만원이 됐을 때 -50%면 600만원 손실이다. 뼈아프다. 하지만 버틸 수 있다.

"어차피 월급에서 다시 적립하면 된다"고 스스로를 달랠 수 있다.

 

그런데 수억이 반토막 나면? 숫자로는 같은 -50%이지만, 심리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매일 아침 계좌를 여는 손이 떨린다. "여기서 더 떨어지면 큰일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주변에서 "그러니까 레버리지는 하지 말라고 했잖아"라는 말이 귀에 꽂힌다.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흔들린다.

 

그런 상태에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못 한다. 거의 확실하게 못 한다.

 

나라고 다르겠는가?

 

2022년을 회상하며.. 확신을 가지고 버텼노라고 지금 말 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당시 나는 떨고 있었다...

그래도 버틴 걸 보면 미쳐 있었나 보다. 무슨 생각으로 버텼는지...

 

그래서 나는 평소에 지인들에게 반복해서 말한다.

"돈을 잃는 게 두려우면 작은 돈으로 시작하라."

 

이건 교과서적인 조언이 아니다. 내가 경계선을 넘어봤기에 하는 말이다.

그리고 이 경험이 내가 현금비율 전략을 만드는 이유다. 나 같은 실수, 나 같은 고통을 여러분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현금비율은 단순한 매매 기법이 아니라 마음을 지키는 장치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철학과 상황이 만난 고민

내 철학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수익을 위해 레버리지ETF를 선택했다."

내 상황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이미 비중이 작지 않다. 2022년의 고통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

 

이 둘이 만나면 어떤 결론이 나올까?

 

수익만 보면 현금비율이 낮은 조합(10~20%)이 유리하다. 기회비용이 적기 때문이다. 상승장에서 현금을 많이 들고 있으면 수익을 놓친다.

그런데 내 상황을 보면 그게 답이 아니다. 현금비율이 낮으면 폭락장에서 원금 손실이 장기화된다.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니 현금0% 전략은 닷컴버블을 만나 원금 밑에서 1,880일(약 5년)을 보냈다.

5년 동안 원금 밑에서 마음을 졸이며 사는 것. 나는 그걸 버틸 자신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버틸 수는 있겠지만 그동안 일상이 무너질 것이다.

 

반대로 현금비율이 너무 높으면(50~60%) 수익이 꺾인다. 그건 내 첫 번째 철학("수익을 위해 투자한다")과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답은 어딘가 중간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간이 어디인지, 지금 이 글에서 확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중간이라는 말 자체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현금 30%인지, 40%인지. 괴리폭은 10%인지, 20%인지.

 

이 답을 찾으려면 시뮬레이션을 다시 해보며, 내 철학과 상황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들여다봐야 한다.

아니, 어쩌면 1차 시뮬레이션 결과만으로도 내 철학과 상황에 맞게 내가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 나의 철학과 나의 상황을 알아야 한다.

 

현금비율과 괴리폭에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최적값"이 존재하지 않는다.

각자의 철학과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내가 블로그 1편에서 던진 질문은 사실 이렇게 다시 쓰여야 한다.

"나의 철학과 나의 상황에 맞는 현금비율과 괴리폭은 무엇인가?"

 

"우리"가 아니라 "나"다. 이 질문의 성격이 바뀌어야 한다는 걸 나는 깨달았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기 전에, 먼저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내가 어떤 투자 철학을 가진 사람인가?

나는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전체 자산에서 이 투자가 차지할 비중은 얼마인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의 크기와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이 질문에 먼저 답해야, 그 다음에 나오는 어떤 시뮬레이션 결과도 의미를 가진다.

그렇지 않으면 숫자만 보고 "226배 조합"을 쫓다가 실제로는 버티지 못하게 된다.

 

내가 나를 되돌아보며 나의 철학과 상황을 정리하듯, 여러분도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방향

 

1편에서 분석한 시뮬레이션 결과 살펴보면 현금비율과 괴리폭의 변화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 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2편에서는 자신의 철학과 상황에 따라 현금비율과 괴리폭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얘기이다.

 

앞으로 나는 월100만원 적립식 투자를 시작하기 위해 어떤 현금비율과 괴리폭을 결정할 지 고민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공유해 나가고자 한다. 사실 이게 가장 현실적이고 단기적인 목표이다.

각자의 철학과 상황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레사남의 블로그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해 보려고 한다.

 

그리고 시장의 변화에 따라 현금비율도 변화하며 대응할 수 있는 전략과 그 전략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앞서 몇 번의 시뮬레이션과 재검토를 통해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의미있는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유해 나가겠다.

 

더 나아가 현금비율 전략이 레버리지ETF의 적립식 투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일반ETF와 그 외의 주식자산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검토해 나가려 한다.

현금비율 전략의 개념은 매우 심플하다. 분할매수와 더불어 현금비율의 변화로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것이 전부다. 이 심플한 개념이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 지 알아가 보려 하는 것이다.

 

이 블로그에서 여러분들과 자산을 늘려나가는 여정을 함께하고 싶다는 초심을 상기하며 오늘은 이만 줄이겠다.

각자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시작해 나갔으면 좋겠다.

 


— 레사남(레버리지ETF를 사랑하는 남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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