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 — 연준이 보는 또 하나의 눈 [고용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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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를 보는 네 개의 렌즈 연준이 보는 두 개의 눈 중 하나가 물가였다. 고용은 나머지 한 눈이다.
- 그래서 어떻게 활용하나 — 금리 5형제를 실전에 적용하는 법 지표는 매매 신호가 아니라 환경 진단 도구라는 이 블로그의 일관된 관점.
연준은 두 개의 눈으로 본다
지난 금리 시리즈 여섯 편, 물가 시리즈 여섯 편을 쓰면서 계속 따라다닌 단어가 하나 있었다. 연준이다.
금리를 정하는 건 연준이고, 그 연준이 금리를 정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물가였다. 그래서 물가를 먼저 팠다. 그런데 물가만 보는 게 아니었다.
미국 연준에는 법으로 정해진 임무가 두 가지 있다. 물가 안정, 그리고 최대 고용이다. 이걸 이중책무(dual mandate)라고 부른다. 물가는 끝냈으니, 이제 남은 한쪽 눈을 볼 차례다.
물가가 "돈의 값이 어떻게 변하나"를 보는 거라면, 고용은 "사람들이 얼마나 일하고 있고, 그 대가를 얼마나 받나"를 본다. 그리고 이 둘은 따로 노는 게 아니다. 일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임금이 오르면, 그 돈이 소비로 풀려 물가를 밀어 올린다. 고용은 물가로 가는 통로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연준의 머릿속을 읽으려면 물가만으론 부족하다. 나머지 한 눈, 고용을 봐야 한다.
그런데 고용지표는 왜 이렇게 많을까
물가를 공부할 때도 지표가 여럿이었다. CPI, PCE, PPI. 그래도 셋 정도였다.
고용은 더하다. 비농업고용, 실업률, 구인건수, 퇴직률, 시간당임금, 고용비용지수, 경제활동참가율…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다. 처음 경제 뉴스를 보면 "고용이 좋다는데 실업률도 올랐다네?" 같은 문장에 헷갈린 적이 있을 거다. 분명 같은 고용 이야기인데 신호가 서로 안 맞는 것처럼 보인다.
이 혼란의 정체는 의외로 단순하다. 재는 곳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용 데이터는 크게 두 군데서 따로 만들어진다.
하나는 사업장에 물어보는 조사다. 전국의 사업체 약 12만 곳에 "이번 달 직원이 몇 명 늘었나"를 묻는다. 여기서 그 유명한 비농업고용(NFP)이 나온다.
다른 하나는 가구에 물어보는 조사다. 가정집에 전화해서 "댁의 가족 중에 일하는 사람, 구직 중인 사람이 몇이나 되나"를 묻는다. 여기서 실업률이 나온다.
조사 대상이 회사냐 집이냐가 다르니, 같은 달이라도 숫자가 어긋날 수 있다. "일자리는 늘었는데(사업장 조사) 실업률도 올랐다(가구 조사)"가 동시에 일어나는 게 이 때문이다. 모순이 아니라, 서로 다른 그물로 잡은 서로 다른 물고기인 거다.
물가에서 CPI와 PCE가 같은 물가를 다르게 쟀던 것과 똑같다. 고용도 마찬가지다. 어느 그물로 잡았는지를 알면, 숫자가 어긋나도 당황하지 않는다.
자, 그럼 이 많은 지표를 어떻게 정리할까. 나는 "무엇을 재는가"를 기준으로 네 묶음으로 나눠봤다.
첫 번째 묶음 — 일자리가 몇 개 늘었나 (비농업고용)
가장 유명한 고용지표는 단연 비농업고용이다. 영어로 Nonfarm Payrolls, 줄여서 NFP라고 부른다. 매달 첫째 주 금요일에 발표되는데, 이날은 전 세계 시장이 숨을 죽인다.
이름 그대로, 농업을 뺀 일자리가 한 달에 몇 개 늘었는지를 센다. 농업을 빼는 건 날씨와 계절을 너무 많이 타서 추세를 흐리기 때문이다.
읽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절대 숫자 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추세를 본다. 대략 월 15만~20만 개 늘면 "인구 증가를 흡수하는 균형 수준"이고, 30만 개를 넘으면 과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경고 신호다.
단, 한 가지 함정이 있다. 나중에 크게 고쳐진다. 처음 발표된 숫자가 한참 뒤에 수십만 명 단위로 수정되는 일이 흔하다. 그래서 첫 발표 숫자 하나를 신줏단지처럼 모시면 안 된다. 이건 뒤에서 다시 만날 이야기다.
두 번째 묶음 — 일자리 없는 사람이 얼마나 (실업률)
실업률은 가장 친숙한 지표다. 일할 의사가 있고 구직 활동도 하는데 일자리가 없는 사람의 비율이다.
앞서 말했듯 실업률은 사업장이 아니라 가구 조사에서 나온다. 그래서 비농업고용과 신호가 어긋날 수 있다.
실업률을 볼 때 중요한 건 숫자의 높낮이 자체보다 방향과 속도다. 그리고 실업률에는 묘한 비대칭이 있다. 내려갈 땐 천천히 야금야금 내려가는데,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가파르게 치솟는다. 왜냐하면 해고가 시작되면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또 해고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돌기 때문이다. 한번 굴러가기 시작한 눈덩이는 쉽게 멈추지 않는다.
같은 식구 중에 한 박자 빠른 지표도 있다.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다. 직장을 잃은 사람이 실업급여를 신청한 건수인데, 다른 지표가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것과 달리 이건 매주 나온다. 고용지표 중 가장 빠르다 보니 뉴스에서 유독 자주 만나게 된다. 실업률이 노동시장의 큰 그림이라면, 청구건수는 그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하는 더듬이 같은 존재다.
세 번째 묶음 — 빈 일자리와 이직 (JOLTS)
조금 덜 유명하지만 연준이 눈여겨보는 지표가 있다. JOLTS,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보는 조사다.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구인건수는 기업이 사람을 구하려고 내놓은 빈 일자리 수다. 일할 사람을 찾는 자리가 많다는 건 노동시장이 뜨겁다는 뜻이다.
자발적 퇴직률은 노동자가 스스로 회사를 그만둔 비율이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사람은 "더 좋은 데로 옮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사표를 던지기 때문이다. 퇴직률이 높다는 건 노동자들이 자신감에 차 있다는 신호다.
단, JOLTS는 발표가 약 두 달 늦다. 그래서 "지금"이 아니라 "두 달 전"을 비추는 지표라는 점은 감안하고 봐야 한다.
네 번째 묶음 — 임금, 고용에서 물가로 가는 다리
마지막은 임금이다. 그리고 이게 고용을 물가와 잇는 핵심 고리다.
일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임금이 오르면, 그 돈은 소비로 풀린다. 소비가 늘면 물가가 오른다. 그래서 연준은 임금을 "물가 압력의 재료"로 본다. 임금 이야기가 고용 카테고리에 들어가 있지만, 정작 보는 이유는 물가 때문인 셈이다.
임금 지표도 두 가지가 있다.
**시간당 평균임금(AHE)**은 매달 나와서 빠르지만, 함정이 있다. 저임금 일자리가 한꺼번에 사라지면 남은 사람들의 평균이 자동으로 올라가 "임금이 오른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안 올랐는데 말이다.
**고용비용지수(ECI)**는 이 왜곡을 걷어낸 지표다. 분기마다 나와서 느리지만 정확하다. 그래서 연준은 ECI를 더 신뢰한다. 물가에서 연준이 시끄러운 CPI보다 차분한 PCE를 봤던 것과 똑같은 원리다. 빠른 지표는 시장이 좋아하고, 정확한 지표는 연준이 본다.
정리하면
고용지표가 많아 보여도, 묶어놓고 보면 결국 네 가지를 보는 거다.
- 일자리가 늘고 있나 — 비농업고용
- 일자리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 실업률,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
- 빈 일자리와 이직은 어떤가 — 구인건수, 퇴직률
- 임금은 어떻게 변하나 — 시간당임금, 고용비용지수
그리고 이 지표들이 가끔 서로 어긋나 보이는 건, 재는 곳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업장에 묻는 조사와 가구에 묻는 조사는 서로 다른 그물이다. 어느 그물로 잡았는지만 알면, 숫자가 엇갈려도 당황할 일이 없다.
물가가 연준의 한쪽 눈이었다면, 고용은 나머지 한쪽 눈이다. 두 눈이 같이 봐야 연준의 시야가 완성된다. 그리고 우리가 그 시야를 빌려 보는 이유는, 늘 그랬듯 매매 버튼을 누르기 위해서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어떤 날씨 속을 항해하고 있는지, 환경을 읽기 위해서다.
지표는 신호가 아니라 일기예보다. 이건 금리 때도, 물가 때도, 그리고 고용에서도 변하지 않는다.
레사남(레버리지ETF를 사랑하는 남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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