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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노트 · 1부 · 마음이 먼저다

하락은 한계가 -100%지만, 상승은 복리로 무한대다

2026-04-27 · 레사남 · 원문 레사방 28편

하락은 한계가 -100%지만, 상승은 복리로 무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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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손실은 누구나 두렵다

나도 손실이 두려웠다.

20년 동안 투자하면서 수도 없이 두려웠고, 지금도 가끔 두렵다. 손실 앞에서 두렵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아직 진짜 손실을 겪어보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두려움 한가운데서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하락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상승은 한계가 없다.

너무 단순한 사실이다. 너무 단순해서 오히려 잘 보이지 않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한 문장이 내 투자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2. 수학이 말하는 비대칭

100원짜리 주식이 있다고 하자.

이 주식이 0원이 되면 나는 100원을 잃는다. 아무리 더 잃고 싶어도 더 이상 잃을 수 없다. 0원 아래로 내려가는 주식은 없다.

반대로 이 주식이 오르면 어떻게 될까? 1,000원이 될 수도 있다. 10,000원이 될 수도 있다. 시간이 더해지면 100,000원, 1,000,000원도 가능하다.

상황 결과
100원 → 0원 -100원 (손실 한계)
100원 → 1,000원 +900원
100원 → 10,000원 +9,900원
100원 → 100,000원 +99,900원
100원 → ∞ +∞ (한계 없음)

이게 비대칭이다. 잃을 수 있는 최대치는 정해져 있는데, 벌 수 있는 최대치는 정해져 있지 않다.

수학적으로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는 이 당연한 사실 앞에서 자주 길을 잃는다.


3. 레버리지ETF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비대칭

이 비대칭성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자산이 바로 레버리지ETF다.

내가 처음 TQQQ 차트를 봤을 때를 기억한다. 10년간 100배가 넘는 수익률. 차트를 보며 환호했다. "이게 진짜라고? 이걸 그냥 사서 들고 있기만 하면 된다고?"

그 흥분이 가라앉고 나서 나는 냉정을 찾았다. 데이터를 모았다. 1985년부터 40년치 나스닥100 데이터를 수집했다.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그리고 보았다. 닷컴버블 같은 사건이 오면 -99% 하락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100만 원이 1만 원이 된다. 1억이 100만 원이 된다.

그 숫자를 보는 순간, 가슴 한쪽이 서늘해졌다.


4. 그래도 나는 +10,000%를 버릴 수 없었다

며칠을 생각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결국 시장은 우상향했다. 닷컴버블도, 금융위기도, 코로나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했고 다시 신고가를 찍었다. 가능성, 확률, 미래 수익을 종합해보면 우상향 확률이 분명히 우세했다.

하지만 손실 가능성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비록 낮은 확률이지만, 위기가 오면 휴지가 될 수 있다. 그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다 한 가지를 깨달았다.

아무리 많은 수익을 보고 있더라도, -99% 이상 하락한다면 고점의 금액은 큰 의미가 없다. 직감적으로 알았다. 100억이 1억이 되면, 99억을 잃은 것과 같다. 그 1억이 처음 시작한 100만 원보다는 많겠지만, 한때 가졌던 100억을 생각하면 무의미하다.

그런데 거기서 한 발 더 나갔다.

전부 잃더라도 -100% 아닌가?

그게 두렵다고 +10,000% 이상의 수익률을 버릴 수 없다.

이게 내 결론이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이 결론은 변함없다.

그래서 비대칭성은 내 투자 철학의 첫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5. 그러나 인간은 떤다 — 솔직한 고백

여기까지만 읽으면 내가 무슨 철인 같다.

"비대칭성을 깨달은 자, 두려움 없이 +10,000%를 향해 나아간다."

그런데 실제로 -90% 하락을 만났을 때, 나는 어땠을까?

솔직히 말하면, 떨고 있었다.

철학이고 뭐고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아무리 견고하게 자리잡은 신념이라도, 실제 계좌 숫자가 매일 깎여나가는 걸 보면 흔들린다. 잠이 안 온다. 계좌를 안 보려고 노력하지만 또 본다. 봐도 답이 없는 걸 알면서도 본다.

그래도 견뎠다. 냉정해지려 노력했다. "이건 -100%가 아니다, 회복할 수 있다, 과거에도 회복했다"를 되뇌었다.

시간이 지나니 회복했다. 과거에도 그랬고, 내가 겪은 그 당시에도 그랬다. 아마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이게 내가 직접 겪은 비대칭성이다.


6. 그래서 나는 이렇게 행동한다

비대칭성을 안다고 해서 그냥 몰빵하면 안 된다. 알면서도 떠는 게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비대칭성을 다루는 도구 세 가지를 마련했다.

첫째, 분할매수

하락의 한계가 -100%라는 걸 안다는 건, 동시에 그 한계 영역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안다는 뜻이다. 한 번에 다 사지 않는다. 시간을 쪼개서 산다. 그러면 평균 매입가가 낮아지고, 하락 영역이 오히려 기회가 된다.

둘째, 현금비율

분할매수가 방패라면, 현금은 그 방패에 쥐어진 창이다. 현금이 있어야 하락 영역에서 추가 매수를 할 수 있다. 그냥 두려움에 떨면서 보는 게 아니라, 그 떨림 속에서도 행동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

셋째, 장기투자

상승의 한계가 무한대라는 사실은 시간이 있어야 누릴 수 있다. 1년, 2년으로는 +10,000%가 나오지 않는다. 10년, 20년, 30년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길게 본다. 길게 봐야 비대칭성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이 세 가지가 비대칭성을 머리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살아내는 방법이다.


7. 비대칭성,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

내 투자 철학의 첫 자리에 비대칭성이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걸 모르면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이걸 알면 두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두려움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 두려움의 위치가 바뀌는 거다.

내가 좋아하는 5가지 투자 철학이 있다. 비대칭성, 금액조절, 지수투자의 정당성, 투자 목적의 정직함, 삶과의 균형. 이 다섯 가지는 모두 비대칭성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첫 글이 이 글이 된 것이다.

손실은 누구나 두렵다. 나도 두려웠고, 지금도 두렵다.

하지만 그 두려움 너머에 무한대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전부 잃더라도 -100% 아닌가?

그게 두렵다고 +10,000% 이상의 수익률을 버릴 수는 없다.


— 레사남(레버리지ETF를 사랑하는 남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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